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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 넓히는 한인식품업체…필리핀 마켓도 공략

한인 마켓을 상대로 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인 식품업체들이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안 마켓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5~6년 전부터 공을 들인 중국 마켓은 이미 자연나라, 왕글로벌넷, 해태USA 등 규모 있는 식품업체의 제품이 들어가 잘 팔리고 있고 최근 들어서는 필리핀 마켓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2년 전 필리핀 마켓 체인 시푸드 시티 수퍼마켓에 한국 스낵을 처음 입점시킨 자연나라는 지난해 김, 두부에 이어 올해는 당면, 국수, 과자류, 바비큐·잡채·김치를 만드는 각종 소스까지 아이템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 자연나라 필리핀 마켓 담당 제인 박 이사는 "처음에 문을 여는 것이 쉽지는 않았으나 일단 한국 식품을 맛보고 난 후에는 음식 취향이 비슷하고 품질이 좋으니까 많이들 찾는다"면서 "올해는 필리핀 마켓을 본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자연나라뿐 아니라 청정원도 국간장과 멸치액젓, 돈까스 소스 등을 납품하고 있으며 CJ푸드는 바비큐 소스 등을 팔고 있다. 이처럼 한인 식품업체들이 필리핀 커뮤니티를 공략하는 것은 필리핀 시장이 한인 시장 못지 않는 규모를 자랑하지만 정작 자체 식품 시장 규모는 이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한인업체들이 공략할 여지가 그만큼 큰 것이다. 실제로 가주는 필리핀계 미국인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다. 150만 명에 달하는 필리핀인들은 대부분 헬스케어 분야에서 일하고 있으며 가구당 평균 소득이 7만6000달러에 달한다. 박 이사는 "한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식품들에도 관심이 많다"면서 "간호사로 일하는 고소득자가 많아서 그런지 김이나 두부와 같은 헬스 푸드들을 특히 많이 사간다"고 소개했다. 한인 식품업체들의 아시안 마켓 진출은 지금까지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자연나라의 중국 마켓 매출은 한인마켓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늘었고 왕글로벌넷도 한인마켓 못지않은 수준이다. 왕글로벌넷의 이유민 미주본부장은 "한인 마켓은 너무 많은 공급자들이 죽기살기로 가격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 죽어야 사는 구조가 돼버렸다"며 "아시안 마켓이 성장 가능성이 있지만 사실 업체들끼리는 거기 가서도 가격 경쟁을 할까 봐 서로들 쉬쉬하고 있다"고 전했다. 랠프스를 포함한 주류시장에 진출해 잘 팔렸던 알로에 음료만 해도 한인은 물론 한국 업체들까지 서로 자기네 물건을 팔겠다고 가격 덤핑을 하는 바람에 가격만 떨어뜨리고 결국은 중국 업체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제인 박 이사는 "아직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한인 업체들끼리 가격 경쟁을 하면 알로에 음료와 같은 꼴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사실 필리핀 시장에 대해 말하면서도 조심스럽다"면서 "가격을 어느 정도 높이면서 한국 식품이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업체들끼리 서로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신복례 기자

2015-03-23

[삶의 향기] 고국 떠나 필리핀으로 이민 가는 친구의 딸

며칠 전 서울 사는 친구에게서 편지가 왔다. 이렇게 속상해 하는 친구의 편지는 처음이다. 남편이 실직을 했을 때, 아이들이 상위권 대학에 가지 못했을 때, 쌍둥이 딸들이 둘 다 이혼을 했을 때에도 이렇게 마음 아파하는 편지를 쓴 적이 없었다. 이혼하고 혼자되어 딸 하나를 키우고 있는 쌍둥이 중 하나가 필리핀으로 이민을 결행, 수속을 다 끝내고 떠날 날을 받아 두었다며 애통해 하는 편지였다. 딸 아이 하나 데리고 가진 돈 다 털어 미국도 아닌 필리핀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간다는 게 심히 속상하단다. 40이 넘은 나이에 노부모를 두고 남편도 없이 떠날 결심을 할 때까지는 그 아이도 보이지 않는 희망에 대해 생각 많이 했을 것이다. 한국에서 보통 봉급자로 부부가 자력으로 집을 장만하려면 28년이 걸리고, 독신이 집 장만을 하자면 60년이 걸린다는 통계가 있다. 18세를 넘긴아이들이 한국 국적을 포기하겠다며 이민대열에 장사진을 이룬다는 얘기를 들은 지도 오래다. 이런저런 이유로 제3국으로의 탈출이라도 시도하는 것 같다. 미래학회는 머지않아 국가나 정부가 해체되는 때가 오리라고 예언한다. 이민은 각자의 생존권에 속하므로 거주 이전의 자유라는 개념의 한계를 넘는다. 대한민국이 젊은 사람들이 '이민 떠나는 나라'가 아니라 '이민 오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모자람 없는 이 부유한 나라에서조차도, 나의 이민은 어딘가 쓸쓸하기 때문이다. 김령·수필가

2015-02-22

[칼럼]미국도 아닌 필리핀으로 이민을 간다는데

새해 들어 벌써 두 달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한다. 아마 구정이 들어서이리라. 그러나 이 인사말이 어쩐지 전에 없이 낯설고 어색하기도 하다. 구정에 대한 향수가 흐려져 가기 때문일까? 돌이켜보니 우리 모두가 남의 행복에 대해 마음을 깊이 쓰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 없지 않다.   하긴 그렇다. 광속 같은 이 시대에 가족은 핵처럼 분리되고, 모두 살기 바쁘고, 조금만 방심하면 낙오되는 세상이다. 가족과 친구, 고향도 모르는 사이 멀어져가는 이 시대, 누가 그 물결 막을 수 있으랴.   며칠 전 서울 사는 친구에게서 편지가 왔다. 이렇게 속상해 하는 친구의 편지는 처음이다. 남편이 일찍 실직을 했을 때, 아이들이 상위권 대학에 가지 못했을 때, 쌍둥이 딸들이 둘 다 이혼을 했을 때에도 이렇게 마음 아파하는 편지를 쓴 적이 없었다. 이혼하고 혼자되어 딸 하나를 키우고 있는 쌍둥이 중 하나가 필리핀으로 이민을 결행, 수속을 다 끝내고 떠날 날을 받아 두었다며 애통해 하는 편지였다.   딸 아이 하나 데리고 가진 돈 다 털어 미국도 아닌 필리핀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간다는 게 심히 속상하단다. 말을 꺼내면 의견충돌이 될 것 같아 말도 못하고 있다며 절통해 하고 있었다. 40이 넘은 나이에 노부모를 두고 남편도 없이 떠날 결심을 할 때까지는 그 아이도 보이지 않는 희망에 대해 생각 많이 했을 것이다.   한국에서 보통 봉급자로 부부가 자력으로 집을 장만하려면 28년이 걸리고, 독신이 집 장만을 하자면 60년이 걸린다는 통계가 있다. 그것도 한 푼 안 써야 가능하다는 거다. 18세가 된 아이들이 한국 국적을 포기하겠다며 이민대열에 장사진을 이룬다는 얘기를 들은 지도 오래다. 갖고 싶은 국적은 단연 미국으로, 97%가 넘고 그 대상들은 교수나 회계사 자제들이 41%, 상사원 자제들이 40%, 나머지는 모두 공무원의 자제들이라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미국과 인연을 맺을 기회조차 없었던 사람들은 그나마 그 대열에서도 제외되어 제3국으로의 탈출이라도 시도하는 것 같다.   큰 결심을 한 아이에게 용기를 주라고, 안아주고, 등 두드려주고, 손도 잡아주라고, 필리핀에 살다보면 손녀딸이 미국에 와 공부할 기회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위로의 답을 보냈다. 저간 한국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필리핀에서는 한국인들이 범죄의 주대상이라는 것이다. 좀 있어 보여서일까? 관광객이 넘쳐나서일까? 그간 벌써 많은 한국인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내가 그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그 친구를 더 낙담하게 했을 것 같아 민망하기 그지없다.   미래학회는 미구에 국가나 정부가 해체되는 때가 오리라는 예언이다. 이민은 각자의 생존권에 속하므로 거주이전의 자유라는 개념의 한계를 넘는다. 이 시대의 사람들은 구속되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변했다. 미증유의 성장통 속에서도 경제와 더불어 민주주의가 가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젊은 사람들은 좀 더 참고 IT산업의 눈부신 발전에 발맞춰 어서 젊은 두뇌들이 나라를 부하게 만들어 ‘이민 가는 나라’가 아니라 ‘이민 오는 나라’로 만들어주기를 바라고 싶다. 모자람 없는 이 부유한 나라에서 조차도, 나의 이민은 어딘가 쓸쓸하기 때문이다.

2015-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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